문학작품

붕어와 눈깔사탕(시, 현상길 시집, 올레소야곡)

나누미도우미 2014. 12. 15. 22:29


붕어와 눈깔사탕



사나흘 짓궂던 빗줄기 그치고

엿장수 가위소리 달캉달캉

고요하던 여름 날 동구 밖 울리면

한 발 남짓 나뭇가지 꺾어 들고서

실 끝엔 낚싯바늘 미끼는 보리밥알

산바람 아이들 연못가로 휘달린다

땀방울 반짝 동심원에 잠기며

붕어들 입질 따라 가슴 졸이다

은비늘 파닥이며 낚싯대 휘청대면

마음 둥실 뭉게구름 날개짓도 가볍다

앞 다투는 까치발 줄줄이

풀줄기에 꿴 붕어들이 뿌듯하여

밀짚모자와 코흘리개들 흥정은 들뜨고

느티나무 그늘 아래 눈깔사탕 하나면

허전한 입 안 그득하게 물들이던

섬마을 여름날의 달콤한 미뉴에트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