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와 눈깔사탕
사나흘 짓궂던 빗줄기 그치고
엿장수 가위소리 달캉달캉
고요하던 여름 날 동구 밖 울리면
한 발 남짓 나뭇가지 꺾어 들고서
실 끝엔 낚싯바늘 미끼는 보리밥알
산바람 아이들 연못가로 휘달린다
땀방울 반짝 동심원에 잠기며
붕어들 입질 따라 가슴 졸이다
은비늘 파닥이며 낚싯대 휘청대면
마음 둥실 뭉게구름 날개짓도 가볍다
앞 다투는 까치발 줄줄이
풀줄기에 꿴 붕어들이 뿌듯하여
밀짚모자와 코흘리개들 흥정은 들뜨고
느티나무 그늘 아래 눈깔사탕 하나면
허전한 입 안 그득하게 물들이던
섬마을 여름날의 달콤한 미뉴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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