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양파
배고파 껍질 벗기면
매끄러운 하얀 살의 유혹
날로 먹다간 눈물바람 일쑤였지
외할망이 삶아 준
양파 대여섯 개
달짝지근한 맛 뱃속에 담아
콧노래 유유히 교실로 갔지만
수업하다 일그러지는
선생님의 얼굴 피해
엉덩이에 힘 줘 보아도
하염없이 볼때기는 뜨거워지고
냄새에 부끄러워 고개돌리면
찡그린 계집애 짝꿍은
두 손으로 코를 감쌌고
담배불도 잊은 채
안경 벗어 든 선생님은
한참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지
* 외할망 : (제주말) 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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