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향이 그리운 날이다.
고향을 떠나 객지에 사시는 분들 모두가
한 번씩 그리움과 추억으로 떠올리는 곳, 고향~
그렇습니다. 항상 그리운 고향~
오늘은 고향을 생각하며 글을 적어봅니다.
제고향은 제주도 성산일출봉 맞은편에
식산봉을 옆에 끼고 자리잡은 오조리입니다.
제주도 동쪽끝에 자리잡은 오조리,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오조리 입구에 도착하면,
왼쪽으로는 성산 일출봉, 오른쪽으로 오조리 식산봉이 보입니다.
마을 이름은 오조리, 나오(吾)자에 비출조(照)자
영주10경(제주10경) 중 하나인 성산일출봉 위로 해가 뜨면
아침에 햇빛이 제일 먼저 비추는 곳, 그 순간 세상에서 유일하게
햇빛이 비추고 있는 마을이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어릴 때의 수많은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식산봉 왕대나무로 낚시대를 만들어 바닷가로 고기 낚으러 갔던 일,
당원과 성냥을 사고 깡통을 주워서 바닷가에서 고동을 삶아 먹었던일,
(많은 곳엔 빗자루를 갖고가서 쓸곤 했었죠)
개구리를 잡아 뒷다리를 말려서 구워먹었던 일,
가리옷(가마우지) 떼가 숭어몰이를 할 때 숭어를 잡으러 다녔던 일,
마을 공회당앞 연못에서 붕어와 잉어를 낚던 일,
밤에 놀다가 친구 하나가 통시(변소)에 가면,
여러명이 따라가서 시조를 읊으면서 깔깔 거리던 일...
일출봉 달 밝은 밤에 통시에 혼자앉아
큰 종이 옆에 차고 아랫배에 힘을주니
어디서 뿌지직 소리 똥누는 소리로구나.
(통시는 제주사투리로 변소를 말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기억이고, 그 기억들이 추억으로 쌓여서
우리들로 하여금 고향을 그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중학교시절 친구가 노을지는 한라산쪽 하늘이 너무 멋있어,
객지에 있는 친구들 고향 생각하라며 밴드에 사진을 올려줬습니다.
오랜만에 고향을 그리며
어릴적 추억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운 마음을 시와 함께 마무리 할렵니다.
같이 감상해보시죠~ 감사합니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 생 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닌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서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자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그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는 그 노래를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 바라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집에는 하품이 잦았다.
때 늦은 밀감 나무엔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나타난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또 기다리는 사람!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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